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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1내 이야기 2019. 7. 13. 01:55
요즘 꽤 잘 지낸다. 다른 사람과 크게 잘 지낸다기 보다는 내 자신과 함께 잘 지낸다. 욕망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면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도 몇 가지 안다. 드디어 학생의 신분을 벗어났다. 8살 때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니까 대략 20년이 걸렸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무려 7년을 지냈다. 고등학교 때와 다른 점은 내가 더 자유롭게 선택하고 더 책임을 많이 지면 된다는 점이었다. 나는 격렬하게 내가 궁금한 것들을 향해서 돌진했다. 재미있어 보이는 수업들을 매 학기 장바구니에 담았고 열심히 해냈다. 생활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것과 약간의 해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혼자 많은 것을 결정했다. 안정적인 선택과 과감한 선택,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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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갑작스러운 다가옴스쳐가는 기분 2017. 1. 22. 17:02
요즘은 그렇다. 잘 모르겠다. 내 마음이 너에게 얼마나 다가가도 되는지,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도 나를 좋아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이 혼돈의 근원은 예전의 사랑했던 기억 때문이라는 것을 절대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게도 사랑했던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부정하고 나서는 이제 나는 다른 어떤 것도 쉽게 사랑한다 단정지을 수 없다. 과연 이것이 그 부정의 고통스러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저 용기가 없어서인지는 모르겠다.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을 느낀 지도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이성과는 전혀 관련없는 그 두근거림. 오로지 사람을 향한 그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의 감정.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이 당연하지 않는 감정의 요동침. 아하. 너를 좋아하기 시작했구나. 슬프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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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스쳐가는 기분 2016. 11. 3. 00:40
요즈음 인공지능 수업을 듣는다. 인공지능을 배우면 단순히 컴퓨터의 구조, 탐색하는 방법 뿐만이 아니라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 계속해서 질문하게 된다. 인공지능을 처음 소개할 때도 철학, 언어학, 인지과학 등 많은 학문이 융합된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기계가 가장 간단한 방법부터 가장 가치가 좋은 선택을 한다. 어느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인간도 결국 특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똑같은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방법이 조금씩 다를 뿐, 결국에 직감이라는 것도 어쩌면 잘 기계학습된 휴리스틱 함수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왜 살아가는가?시간은 앞으로만 흐르고 우리는 각각의 행동을 할 때마다 상태공간의 개념에서 보자면 가지를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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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내 이야기 2016. 10. 7. 02:47
몇년 전부터 마음속으로 계속 바라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조금이나마 돈을 벌어서 남동생에게 좋은 컴퓨터를 사주는 일이었다. 예전에 내가 쓰던 컴퓨터를 집에 두고, 군대를 갔다와서 내가 새로운 컴퓨터를 샀으니 이제 집의 컴퓨터는 온전히 동생의 것이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 꽂아 쓰던 아는 형에게 받아온 그래픽카드가 고장난지가 좀 되어 좀체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마음의 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당장 이삼십만원 하는 그래픽카드를 사주지도 않을 것이요 엄마는 더할 것인데, 결국에 내가 사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하고 많은 좋은 선물이 많은데 왜 하필 컴퓨터, 그래픽카드일까. 시작은 어릴 때 남동생과 나와 같이 하던 게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창 게임에 빠져 있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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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내 이야기 2016. 8. 21. 17:09
책임감. 글자만 써놓고 보아도 무거운 단어다. 대체 왜 우리 삶에는 이런 단언가 존재할까?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책임감과 같은 기본적인 가치들을 그다지 배우지 못한 채 성인이라는 이름표만 달고 사회로 내던져진다. 20살이 되고도 4년이 되는 지금 느끼는 것은 군생활을 하면서 내가 겪었던 고통들의 일부가 그 '책임'에서 온것이구나 라는 것을 지금 와서 깨닫는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겪는 괴로움 때문이다. 내가 자라오면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던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내 교실을 직접 청소해야 했고 또 그 안에서 쓸고 닦는 역할을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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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내 이야기 2016. 6. 10. 18:23
너를 용서한다. 너를 보는 일은 이제 고통스럽지 않다. 한 때 너로 가득 찼었던 내 맘의 공간에 이제 너는 없다. 네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었던, 아무것도 자라지 않던 그 땅에 이제 다시 새싹이 자란다. 너를 보는 것 조차 생각하는 것 조차 화가 났다. 서로를 마주칠 때면 우린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길 얼마가 지났을까 깊이를 알 수 없던 그 분노가 어느샌가 자취를 감췄다. 널 보는게 힘들지 않다. 너와의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부정적인 이야길 하지 않는다. 웃긴다. 다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말한다. 그렇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정말 우습다. 내일 보지 못하면 죽을 것 같아 하면서도 이제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고 말한다.오로지 나의 기분과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던 지금, 너의 기분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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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성내 이야기 2016. 2. 21. 13:23
사랑하는 일은 정말 내 감정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믿었다.사랑은 생각보다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사랑은 너무나도 이성적인 일이다. 나는 처음에 저항하고 싶었다. 누가 사랑이 그렇게 이성적인 일이라고 정해 놓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사랑에 대해서 논하곤 할 때 사람들은 항상 이성적인 요소를 논했다. 누군가 좋은데 논리적으로 상황이 좋지 못하다 라던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까지 의식해서 말이다. 나도 사랑이 이성적이라는 것을 다 알고도 그러한 요소들에 저항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상식에 대한 도전은 역시 패배로 끝났다.나의 20살은 도전의 역사로 점철된다. 술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산산히 부서진 일. 왜 머리카락은 항상 단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으로 머리를..